에픽테토스 ›11월 3일 화요일1일째

에픽테토스 1

있는 것들 가운데 어떤 것은 내게 달려 있고, 어떤 것은 내게 달려 있지 않다.

내게 달린 것. 생각, 나아감, 바람, 피함. 한마디로 내가 하는 일.

내게 달리지 않은 것. 몸, 재산, 평판, 자리. 한마디로 내가 하는 일이 아닌 것.

내게 달린 것은 본래 자유롭다. 아무도 막지 못하고 걸지 못한다.

내게 달리지 않은 것은 약하고 남의 것이다. 얼마든지 막히고 걸린다.

그러니 잊지 마라.

본래 매여 있는 것을 자유롭다고 여기고 남의 것을 네 것이라 여기면, 너는 막힌다. 슬퍼한다. 흔들린다. 신들과 사람들을 탓한다.

네 것만 네 것이라 여기고 남의 것은 남의 것 그대로 두면, 아무도 너를 억지로 시키지 못한다. 아무도 너를 막지 못한다.

너는 누구도 탓하지 않는다. 누구에게도 따지지 않는다. 마음에 없는 일을 하나도 하지 않는다.

아무도 너를 해치지 못한다. 너에게는 적이 없다. 해로운 일을 당할 일이 없으니.

이만한 것을 겨누고 있다면 어정쩡하게 손을 대서는 안 된다.

어떤 것은 아주 놓는다. 어떤 것은 지금은 미뤄 둔다.

이것도 갖고 자리도 갖고 돈도 갖겠다고 하면, 앞의 것을 바라느라 뒤의 것마저 못 얻는다.

그리고 자유와 행복이 거기서만 나오는 그것을 반드시 놓친다.

거친 것이 눈앞에 비칠 때마다 곧바로 이렇게 붙여 보는 연습을 한다.

"너는 비친 것이다. 보이는 그대로가 아니다."

그다음 네가 가진 자로 재 본다. 무엇보다 먼저 이 자로.

이것이 내게 달린 것인가, 달리지 않은 것인가.

내게 달리지 않은 것이면 대답은 이미 손에 있다.

"나와는 상관없다."

배경에픽테토스는 노예로 태어나 풀려난 사람이다. 로마에서 철학을 가르쳤고, 나중에 그리스로 쫓겨나 거기서 학교를 열었다. 이 책은 그가 쓴 것이 아니다. 제자 아리아노스가 스승의 강의를 듣고 손에 쥘 만한 것만 골라 간추렸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너"라고 부른다. 앞에 앉은 사람에게 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비친 것"은 무엇을 보거나 듣거나 겪을 때 마음에 떠오르는 첫 모습을 말한다. 에픽테토스가 가장 자주 쓰는 말이다.

그리스어 원문(위키문헌) · 히긴슨(T. W. Higginson) 1865년 영역본 대조 · 우주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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